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의 거장들

로버트 슈만(Schumann, 1810-1856),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 1819-1896)의 사랑과 음악

로버트 슈만은 1810년에 태어난 독일의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이자 음악평론가였다. 그의 부친은 문인이자 소설가였으며 음악을 하지 않았지만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만들기 위해 당시 가장 유명한 피아노 선생이었던 프레데릭 비크(Wieck)의 제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슈만은 피아노를 잘 치기 위해 손가락을 더 자유스럽게 펼치게 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그 합병증으로 피아노를 하기가 어려워지자 작곡에 전념하게 되었다. 1840년에 슈만은 그의 스승 비크의 반대를 무릎 쓰고 당시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그의 딸 클라라(Clara)와 결혼하여 세계 최고의 음악 부부가 되었다.

19세기에 가장 명성을 날린 피아니스트로서 폴란드의 쇼팽, 헝가리의 리스트, 독일의 여류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을 들 수 있다. 이들 중 클라라 슈만과 로버트 슈만은 유명음악인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부부 음악인으로 뽑을 수 있다. 클라라를 위한 슈만의 사랑은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영감과 에너지를 주었으며 클라라는 자기 남편의 음악을 전 유럽에서 연주함으로써 당대의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되었으며 슈만은 유럽 최고의 유명작곡가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슈만과 클라라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음악인 부부가 되었다.

슈만이 9살 연하인 클라라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그가 18살 때였다. 그러나 이때 그들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기엔 너무 일렀으며 2년 후 파가니니(Paganini)의 연주를 들은 슈만은 법학공부를 포기하고 피아노를 전공하기 위해 클라라의 아버지의 제자가 되고 그의 집에서 하숙을 하였다. 슈만은 상당한 수준의 피아니스트가 되었지만 오른손에 부상을 입어 피아노를 포기하고 작곡에 전념하게 되었으며 24세의 로버트와 15살의 클라라는 숙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슈만이 피아니스트로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그들의 사랑을 적극 반대했으며 슈만은 결혼을 위해 법정에 소송까지 제기하여 승소하고 드디어 1840년 30세에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고 슈만은 클라라를 위해 <Arabesque in C Minor> 를 작곡했다. 그러나 그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 시작하고 후일에 정신병자가 되어 46세의 젊은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런 와중에도 슈만의 사랑은 창작의 원천력이 되고 1840년에는 멘델스존의 권유로 무려 168개의 <리드 Lied> 를 작곡하였다.

슈만의 가장 사랑받는 <피아노 콘체르토 A Minor>는 1841년에 시작하여 1845년에 완성되었으며 그는 피아노와 리드 외에도 심포니 4개, 실내악, 합창곡, 오르간 곡, 오페라 등 많은 걸작을 남겼다.

이 두 사람 사이에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의 등장은 새로운 변수가 된다. 1853년에 슈만은 20세의 젊은 브람스를 만나서 그의 천재성을 극찬하였으며 브람스는 슈만부부와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브람스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14년 연상인 클라라를 지극히 사랑하였으나 순수한 정신적 사랑이었다. 슈만이 정신병으로 시달리자 그는 슈만을 대신하여 가장의 역할을 맞게 되고 슈만이 최후의 2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낼 때 클라라는 남편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브람스는 클라라 대신 슈만을 방문하면서 연락병의 역할까지 했다. 평생 독신이었던 브람스는 클라라를 너무나 사랑하여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없었지만 이것이 브람스의 음악에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이다.